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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감정노동자 97% “기분 무관, 늘 웃는 표정”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3-10-12 12:46:20
  • 조회수 10213

경향신문

 
복지ㆍ노동
감정노동자 97% “기분 무관, 늘 웃는 표정”
박은하·정대연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ㆍ노동환경건강연구소 2025명 설문… ‘미소 스트레스’ 호소

대형 완구매장에서 온라인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황윤정씨(28·가명)는 매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두렵다. 주문량이 폭증해 배송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고객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전후 사정에 대한 해명은 일절 통하지 않는다. 무조건 “잘못했습니다”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황씨는 올해 초 병원을 찾았다. 크리스마스 대목이 지나고 스트레스로 인한 안면홍조와 하혈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씨는 “일하다 거울을 보면 어느 새 입꼬리는 미소를 짓고 있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로 얼굴은 빨개져 있다”며 “일이 많은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잘못도 없이 억지로 사과하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김민경씨(20·가명)는 지난달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게 멱살을 잡혔다.

병원의 진료절차에 불만을 품은 환자의 화풀이에 병원 측은 “무조건 잘못했다”며 사과하라고 지시했다. 김씨는 사과 후 병원 화장실에서 혼자 울었다.

▲ 판매·상담·돌봄 서비스 등 종사자 전체 취업자의 51%
고객 불만·항의 제기하면 사측 “그냥 참고 사과하라”
74%가 우울증 앓고 있어


 
판매서비스 및 돌봄 등 감정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일이 업무에 포함된 노동을 ‘감정노동’이라 부른다. 2012년 기준 감정노동 종사자 수는 1266만9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절반 이상(51.6%)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감정노동자 100명 중 97명은 일하는 내내 자신의 기분과 무관하게 웃거나 즐거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감정노동자의 74.3%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절반가량은 상태가 심각했다. 응답자의 15.36%는 심한 우울상태였으며, 31.88%는 중증 우울상태로 조사됐다. 가벼운 우울증세를 보인 감정노동자도 27.07%였다.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30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한·일 노동자의 정신건강’이란 주제로 열린 녹색병원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와 개선 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의 콜센터 상담원·판매업·여객서비스·서비스 종사자 2025명을 대상으로 지난 상반기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 기분과 관계없이 항상 웃고 있어야 한다’는 물음에 응답자의 64.35%는 ‘매우 그렇다’,33.38%는 ‘그런 편이다’라고 답했다.

최근 1년 사이 고객에게 인격무시(86.7%), 욕설·폭언(76.69%), 무리한 요구(79.81%)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고객으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당한 사실을 사측에 알리면 대부분 말로 위로하는 경우(43.3%)였고, 10명 중 4명은 ‘그냥 참으라는 말을 듣거나’(19.6%) ‘무조건 고객에게 사과하라’(19.6%)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임 소장은 “‘고객졸도경영’이라는 무리한 경영전략과 위계적 조직문화가 감정노동자들을 위험으로 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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