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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건강하게 나이 듦에 대하여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5-04-10 09:16:21
  • 조회수 68


서울 은평구 다짐운동센터에서 60~70대 여성들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40~50년 후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대부분 수개월에서 수년 후를 떠올린다. 노년의 삶은 나에겐 너무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한다. 부모나 나이를 먹은 친인척이 있을지라도 그건 그분들의 경우이지, 내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분들도 젊고 건강할 때는 이러한 노년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노인이 됐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0~5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가상의 나(80세·남자)를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간략하게 들여다보자.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노후

청년기의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승진을 했고, 결혼도 해서 가족이 생겼다. 젊고 건강한 나는 일하는 것이 즐거웠고, 내가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것이 행복했다. 의젓한 어른으로 자란 아이들은 독립해 자신의 인생을 꾸려갔다. 부부만 남은 집은 다소 썰렁했지만, 아내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며 인생의 하반기를 채워가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아이들을 키울 때 지출했던 교육비와 생활비 그리고 결혼할 때 지원해준 돈을 빼고 나니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약간의 저축, 국민연금이 남았다. 35년간 월급에서 차감된 국민연금 납입액을 노후에 받는 노령연금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부가 생활할 수는 있다(30년 이상 납입한 경우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 약 157만원·2024년 기준). 그래도 나는 연금을 오래 납입해서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처남은 국민연금으로는 생활할 수가 없어서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해 생활비에 보태쓴다고 했다(72세의 경우 8억원가량의 주택담보 시 주택연금 월평균 수령액 약 248만원·2025년 2월 기준). 처남은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고, 가끔 외식도 할 수 있고, 병원에 갈 때 택시도 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어 괜히 미안하다고 했다.


어느 날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오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머리를 다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왼쪽 고관절이 골절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저축해둔 돈을 요긴하게 썼다. 하지만 수술이 끝이 아니었다. 퇴원해도 된다고 했으나 집에서 아내를 돌보기에는 나도 나이가 많아 힘들었다. 아내는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예전처럼 걷기 위해서는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생활비를 아껴 써도 병원비가 걱정될 무렵, 아내는 골절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는 폐색전증과 폐렴을 앓으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요양병원 입원비(월평균 100만~200만원)를 충당하기 위해 나도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아내는 치료와 걷기 재활을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입원기간이 길어지면서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종일 침대에 누워 있다 보니 근육이 감소해 혼자 다리를 들지도 못했고, 잦은 흡인성 폐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콧줄(비위관)을 삽입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지도 못한다. 퇴원할 만하면 염증 수치가 다시 상승해 항생제 치료를 새로 하기로 했다. 콧줄로 투여하는 약의 종류도 많이 늘었다. 내가 가도 가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요양병원은 병원비도 비싸고, 해주는 처치도 요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이들은 이제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건강 위해 작은 습관들 조정하고 다듬어야

이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년기의 질병 악화 가능성과 그로 인한 돌봄의 필요도 함께 증가했지만, 이를 가정에서 모두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질병 치료비와 병원 입원비는 의료보험 적용에도 불구하고, 입원기간이 길어지거나 중증치료를 받게 될 경우에는 충분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병원치료 이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도 한창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자녀들이 부모를 돌보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갑자기 생기는 병원비와 돌봄비를 감당할 때 공적 연금과 보험은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 젊을 때 사적 연금과 보험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득이 적어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 병원비와 돌봄비의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사고가 발생하거나 질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건강한 식생활 및 적당한 강도와 시간의 운동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며 매일 지속하면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소가 고르게 들어간 식사를 천천히 하고,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번갈아 하면서 하루에 15~30분씩 하며, 가족과 친구들과 자주 대화하는 것이 좋다.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눈이 침침해 작은 글씨들은 읽을 수 없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온다. 지금의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나중의 내 모습일 수 있다. 그때 가서 해결하기엔 너무 늦고, 아마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만일을 대비해 저축하듯이 노년의 건강한 나를 위해 지금의 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익히고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뇌는 변화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아주 작은 습관 하나를 석 달에 걸쳐서 하면, 일 년에 4개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10년간 지속하면 우리 신체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급하다. 체중감량도 한 달에 5㎏씩 줄이려고 하고, 주식투자로 한 달에 몇천만원씩 벌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실제로 이루기도 어렵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할지라도 다시 체중은 늘고 번 돈은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노력해서 만들고 꾸준히 지속한 습관은 어디 가지 않는다. 특히 건강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출발점이며 기본이 되는 것이므로 나와 가족과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나는 건강해야 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나는 여러 작은 습관을 조정하고 다듬어야 한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작은 변화를 지속할 때 아주 조금 방향을 바꾸었고, 꾸준히 걸을 때 노년의 내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글 : 정혜진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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